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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게임 되살리기 프로젝트/부모님과 함께 해본 고전 게임 이야기

부모님과 함께 해본 고전 게임 이야기

by 고전 게임 되살리기 프로젝트 2025. 11. 29.

서론

부모님과 함께 해본 고전 게임 이야기는 단순한 오락의 차원을 넘습니다. 요즘처럼 모바일 기기나 온라인 플랫폼이 없던 시절, 거실 TV에 연결한 콘솔 앞에서 부모님과 함께 손에 잡은 컨트롤러는 단순한 장난감이 아닌 가족을 이어주는 다리였습니다. 게임 속에서는 아빠도 엄마도 경쟁자가 되고, 동료가 되었으며, 우리는 웃고 다투고 다시 웃으며 특별한 시간을 함께했습니다. 그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본론

1. TV 앞, 온 가족이 모였던 ‘게임의 시간’

지금처럼 각자 스마트폰을 들고 따로 노는 시대가 아니었습니다. 퇴근한 아버지, 설거지를 마친 어머니, 숙제를 마치고 기다리던 우리 형제는 저녁 시간만 되면 거실에 모였습니다. 그리고 TV 앞에 놓인 패밀리 컴퓨터 또는 슈퍼패미콤이 그 중심에 있었죠. 슈퍼마리오에서 '점프 타이밍'이 안 맞는 어머니를 모두가 도와주고, 갤러그에서 형과 아버지가 협동하여 높은 점수를 노리던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훈훈합니다. 경쟁하면서도 서로 응원하던 그 시간은 단순히 게임을 넘어서 가족이 ‘함께 하는’ 경험이었습니다.

2. 게임이라는 새로운 언어로 부모님과 소통하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과 대화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말문이 열렸습니다. "점프 버튼은 이거야", "이 타이밍에 누르셔야 해요", "엄마 잘했어요!" 같은 짧은 말들이 쌓여 작은 대화의 흐름이 되었습니다. 테트리스나 닥터마리오처럼 룰이 단순한 퍼즐 게임은 특히 어머니와 함께하기 좋았습니다. 때로는 "이거 스트레스 풀리네"라며 웃으시고, 연속으로 실패하면 "아이고 못하겠다"며 장난스럽게 토라지시는 모습도 기억납니다. 그 시간들이 쌓여 부모님과의 관계도 더 가까워졌습니다.

3. 아버지와 손잡고 시작한 RPG의 세계

액션 게임은 아버지와 협동의 기회를 주었지만, RPG는 함께 상상력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당시 아버지와 함께 플레이했던 '파이널 판타지'와 '드래곤 퀘스트'는 단순히 전투 게임이 아니라 이야기와 전략이 중심이 되는 게임이었습니다. 캐릭터를 어떤 직업으로 키울지, 어디서 무기를 살지, 보스를 이기기 위한 파티 조합을 어떻게 할지 등을 아버지와 함께 고민하고 결정했습니다. 종종 아버지는 장문의 영어 텍스트를 해석해달라고 했고, 저는 사전을 펴 들고 해석하면서 영어 실력도 키웠습니다. 게임이 아버지와의 협업의 장이 되고, 지식의 공유 공간이 되었던 셈입니다.

4. 용산 전자상가의 추억, 함께한 선택의 순간

주말이면 아버지와 함께 용산 전자상가에 가서 새로운 게임팩이나 CD를 고르던 시간이 기다려졌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보글보글’, ‘삼국지’, ‘시뮬레이션 프로야구’ 등 각자 취향에 맞는 게임을 고르며 생긴 그 짧은 고민조차도 추억이 되었습니다. 특히 한 번은 어머니가 추천해준 요리 게임을 함께 했는데, 예상외로 반응이 좋아 가족 모두가 한 번씩 도전했던 기억이 납니다. 부모님의 관심은 게임을 놀이 이상으로 느끼게 해주었고, 함께 고르고 플레이했던 그 과정 자체가 하나의 체험이었습니다.

5. 게임 속 경쟁과 협동, 그리고 가족의 유대

고전 게임은 보통 1~2인용이기 때문에 서로 번갈아 가며 플레이하거나, 함께 협동해서 진행해야 했습니다. 이런 구조는 자연스럽게 가족 간의 소통과 유대를 만들어주었습니다. ‘누가 점수를 더 잘 땄는지’, ‘보스를 누가 먼저 잡을지’ 같은 소소한 경쟁이 있었고, 때론 실수한 가족을 향한 타박도 있었지만, 그 안에는 웃음과 격려가 있었습니다. 특히 형제끼리 싸우다 어머니가 중재자로 나서거나, 아버지가 갑작스런 스킬로 모두를 놀라게 할 때면 가족 간 감정이 훨씬 부드러워졌습니다.

6. 시간이 지나 다시 꺼낸 패미컴, 여전한 웃음

시간이 흘러 모두가 성인이 되었지만, 부모님 댁에 있는 오래된 패미컴을 꺼내게 되는 날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아버지는 “이거 아직도 되냐?”며 웃으시고, 어머니는 “나 아직도 마리오 점프 못 해”라고 하시며 컨트롤러를 들기도 합니다. 비록 예전처럼 빠르게 조작하지는 못하지만, 그 미숙한 조작 속에서도 예전의 웃음과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게임의 그래픽은 낡았고, 음악도 단순하지만 그 속에 담긴 감정은 여전히 따뜻합니다. 우리는 다시금 그 시절의 우리로 돌아가, 시간을 초월한 감동을 나누게 됩니다.

결론

부모님과 함께한 고전 게임의 기억은 단순한 추억이 아닙니다. 그것은 세대를 잇는 공감의 순간이자, 가족의 진심이 오갔던 진정한 소통의 장이었습니다. 게임이라는 매개체가 없었다면 하지 못했을 대화, 함께 느끼지 못했을 감정들이 그 안에 담겨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더 발전된 그래픽과 더 복잡한 시스템의 게임을 하고 있지만, 그 시절 단순한 버튼 하나로 나눴던 감정과 웃음은 여전히 우리 안에 살아 있습니다. 가족과의 관계를 되돌아보며, 가끔은 그 고전 게임을 다시 꺼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요? 그 안에 담긴 사랑과 추억은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을 테니까요.